'황금의 계곡'을 가다. - 우즈벡 식당 '올틴 보디'
비 오는 어느 날, 볼 일이 있어 갔다가 타임머신을 타고 세월을 수 십 년 훌쩍 뛰어넘어간 듯한 장소를 지나게 되어 잠시 머물렀습니다. 영화 속 등장인물이 된 듯한 느낌을 받으며 그 기묘함에 취하고 식사도 하고 왔습니다. 바로 대구의 북부시외버스터미널과 식당 'Oltin Vodiy '입니다.
**"Oltin Vodiy"**는 우즈베크어로, 해석하면:
- Oltin → 금(黃金), 황금
- Vodiy → 계곡, 골짜기
따라서 **"Oltin Vodiy"**는 "황금 계곡" 또는 **"골든 밸리"**라는 의미입니다.
카페, 식당, 상점 이름 등으로 자주 쓰이는 표현이라 합니다. 그래서인지 바로 옆 집은 같은 이름의 마트이자 커피숖이었습니다.
'60~'70년대 감성의 외관과는 달리 식당에 들어서니 입구의 화분들과 이국적인 벽지의 깔끔한 내부가 정감이 있었습니다.
뽀오얀 얼굴의 젊은 할머니 사장님이 미소와 메뉴를 내미시며 귀여운 발음으로 무얼 주문할지 물으셨습니다.
저는 Borsch(보르쉬)라는 soup(국)을 주문했습니다. 비 오는 날엔 국물인지라... 양고기 샤슬릭도 한 꼬치 먹고 싶었는데(2 pcs에 12,000원) 기계에 한 개만 장착이 안되고 두 개를 넣어야 한다고 하셔서 보르쉬만 주문하고 음료도 샀습니다. (음료는 냉장고 안에 병 또는 팩 단위로 판매, 한 팩 5,000원인 과일 음료수를 샀습니다.)
테이블 위에 기본으로 비치되어 있는 빵조각은 러시아 소설에 나오는 빵들처럼 딱딱하고 짭쪼롬 고소했습니다.
보르쉬는 빵 한 조각, 무미 무취한 요구르트, 당근 절임과 같이 제공되었는데, 빵을 요구르트에 찍어먹거나 보르쉬에 요구르트를 넣어먹어도 된다 하셔서 다양하게 먹어보았는데, 메뉴판 사진처럼 보르쉬에 넣어먹으니 풍미가 남다르게 맛이 좋았습니다. 당근 절임은 한국인들에게도 취향 저격할 맛이었습니다.
요구르트를 넣지 않고 국물을 먹으면 깔끔하고 (위), 요구르트를 넣어서 먹으면 깊은 풍미가 느껴집니다.(아래)
소고기 4~5덩어리, 비트, 채소가 큼직하게 들어있습니다.
우즈베키스탄 음식은 기름진 것들이 대부분이어서 불호인 분들이 많으실텐데 저는 별로 가리는 것이 없는 성격이라 낯선 경험을 즐긴답니다. 저처럼 새로운 음식에 도전하기를 즐기시는 분이라면 한 번 도전해 보세요. 건강해지는 느낌이 뿜뿜 들 것입니다.